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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보르도 지역 소테른 와인 총 정리

보르도 하면 까베르네쇼비뇽 품종이 주종인 좌안의 매독 지역 그리고 메를로가 주종(*샤또 슈발 블랑은 까베르네 프랑이 주종)인 강 우안 레드 와인의 산지이지만 그라브 지역과 뻬샥 레오냥의 소비뇽블랑과 세미용 품종으로 만드는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도 있습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디져트 와인으로 대단히 각광받는 소테른 와인이 있습니다.

 

소테른 바르삭(Sauterne, Barsac) 지역은 색깔도 맛도 꿀처럼 진하게 달콤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디져트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각 지역마다 다른데 이 지역은 남쪽이고 다습하여 발생하는 귀부병이 든 포도를 활용하는 곳입니다. 이 곳은 씨롱이라는 강줄기가 있고 안개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인데 한 낮에는 뜨겁고 건조한 날씨가 교차합니다. 귀부병은 보트리트스 씨레니아라는 곰팡이가 포도알에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곰팡이는 포도껍질을 통과해 포도 속의 수분만을 흡수해서 건포도처럼 당도는 더욱 높아지는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이 변형된 포도를 가지고 포도주를 짜 낸다면 얼마나 달콤한 와인이 탄생할지 상상이 됩니다. 처음에 어떤 농부에 의해 시도가 되었겠죠? 이런 와인이 나온다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려웠겠습니다. 곰팡이가 낀 포도를 먹기도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버리기도 아깝고 이대로 포도농장을 포기하기도 싫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하거나 그냥 짜 보기로 결심하고 많은 시행착오 끝에 나온 결과 겠죠. 어떠한 일들은 과정과 원인이 모두 성공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결과가 이렇게 되었으니 곰팡이가 슨 포도를 가지고 달콤한 와인을 만든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지 않았을 때는 모험이고 도전이고 주변의 욕과 쓴 소리를 묵묵히 이기고 나가야하지 않았을까요? 한 알 한 알 포도알을 따는 농부의 손과 얼굴이 떠오릅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미리 포기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보기로 마음먹어 봅니다.

 

이 지역의 달콤한 와인은 사실 가격이 높습니다. 샤또 디켐은 보르도 일등급 그랑퀴르 와인과 가격으로 경쟁합니다. 아마 시중에서 가격이 100만원대 후반 정도 될 겁니다. 그건 아마 이렇게 곰팡이가 낀 알갱이가 포도송이 전체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포도알 단위로 발생하므로 그런 포도알만 선별해서 골라 따야 하는 것과도 관련되는 것 같습니다. 생산량이 많기도 어렵겠습니다. 그렇게 포도알을 따는 작업을 포도알이 귀부되는 것을 기다리면서 최대 12회까지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고 합니다.소테른 와인은 쇼비뇽블랑과 세미용 두 품종만 가지고 어떤 와인은 쇼비뇽블랑을 주종으로 어떤 와인은 세미용을 주종으로 만듭니다. 소테른의 등급도 살펴보겠습니다.


특등급(Grand Premier Cru) 샤또 디켐 (Chateau d’Yquem)-2004년 와인경매에서 1847년산 샤또디켐 한 병이 71675달러에 낙찰. 윗 부분에 실의에 빠진 농부의 상상을 해봤습니다. 지나친 상상인 듯 하지만 오히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잘 못 된 것일 수(제 억지가 있긴 합니다.)도 있으니 그냥 이 포스팅 속에 묻어두도록 하겠습니다.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1860년 무렵부터 생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당시 그 지역의 영주가 포도 수확 전에 출장을 가면서 수확 시기를 놓쳐 포도가 말라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걸 그냥 버리려다 포도주를 담갔는데 나중에 보니 맑은 포도주가 되었답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일까요? 그 당시에는 영주가 수확을 하라고 해야 수확을 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모든 것이 일의 결정을 포함하여 영주의 소유라 그랬던가 봅니다. 일반 백성은 프로그램 된 로봇과 진배없었겠습니다. 인간의 계층 구조는 인류의 반복되는 영원한 현상인 것일까요? 지금도 아주 극소수의 기득권 계층이 있는 걸까요? 있다고 느끼는 분들이 대다수일 것 같습니다. 모든 인간의 역사는 변혁의 사건 없이 그대로 이어지면 마치 엔트로피 법칙의 역순환처럼 계층이 정체되고 악화되다가 다시 변혁의 과정을 겪는 변증법적 역사의 순환일까요? 인류의 철학은 그러한 반복되는 모순을 해석하고자 답을 얻고자 했던 질문의 객관식 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떤 분들은 종교를 또 어떤 분들은 돈을 또 다른 분 들은 이것 저것 많은 답을 선택하시죠. 그냥 차라리 연필을 굴리실까요? 이래저래 답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중 소수는 비논리적인 미신을 선택하기도 하고 대부분은 과학을 선택(때론 사회의 인위적 교육)해서 본질적인 원인을 규명하고자 노력하기도 합니다. 인간은 너무 작아 아무것도 아니라는 다중우주론을 맞다고 생각하시면서 삶을 위로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인류는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선택하고 새로운 결과를 보면서 필연적이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믿기도 하면서요. 이러한 생각들은 와인이 인류와 수백년 수천년간 함께 해왔기 때문에 던질 수 있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타임머신이라는 영화에서처럼 본인을 태운 타임머신의 주위로 장소의 역사가 시간을 빠르게 해서 돌려 보는 것처럼 휙 휙 지나치면서 바라보는 것 같네요. 그래도 여전히 포도는 오늘도 익고 있습니다. 샤또 디켐을 설명하다가 삼천포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샤또 디켐은 그 해 빈티지가 안 좋으면 와인 생산을 아예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와인 품질과 평판을 추락시키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혹시 샤또 디켐을 꼭 맛 보고 말겠다고 생각하신다면 반 병 크기의 하프보틀도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마셔봤는데요. 그리고 너무 달아서 한 병은 다 마시지도 못합니다. 한 잔 마시니 목이 타 들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치 태양에 목이 녹아버리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좋아하는 선배를 모시고 그 분도 와인을 좋아하셔서 같이 갔는데 그 분도 더 마시기 힘들어 했습니다. 지나서 생각해보니 그 날은 와인을 마신 것이 아니고 샤또 디켐을 마셨다는 정복감 그리고 그 시간을 마신 것 같습니다. 과거의 추억을 함께했네요. 진짜 산악인은 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제가 좀 젊은 치기에 샤또 디켐에게 크게 당했네요. 그냥 어울릴 음식을 생각해보고 차분히 마시면 좋았을 텐데 치즈와 밸런스도 안 어울리고 그냥 힘들었습니다.

 

일등급(Premier) 샤또 쉬드로, *1샤또 꾸테(바르삭), 샤또 클리망(바르삭), *2샤또 기로(귀로), *3샤또 리외섹(샤또 라피트 로쉴드와 같은 가문 소유), 샤또 라 뚜르 브랑쉬, 샤또 라포리 페이라게이, 샤또 오 페이라게이, 샤또 드 레인 비뇨, 샤또 시갈라 라보

*1샤또 꾸테는 2007년 빈티지가 WS95, RP94점 받았습니다. 이 정도 평점은 영화 보실 때 무조건 보면 후회하지 않을 영화 정도는 최소한 됩니다*2샤또 귀로는 신의 물방울 3권에 나오는 와인입니다. 2003년 빈티지는 2006년 와인스펙테이터 100대 와인 중 14위를 차지했습니다*3샤또 리외섹은 국내에서 샤또 디켐 다음으로 명성이 높은 와인입니다만 요즘은 다른 일등급 와인이 WSRP포인트 90점대를 차지하는 빈티지가 소개되어서 명성이 좀 흔들리고 있습니다. 가격은 20만원 대입니다. 수준 높은 디져트 와인입니다.


이등급(Deuxiemes Cru) 샤또 다르슈, 샤또 필로, 샤또 브루스테(바르삭), 샤또 카이유(바르삭), 샤또 드 말르, 샤또 라모트, 샤또 미라(바르삭), 샤또 드와지 다엔(바르삭), 샤또 드와지 베드린(바르삭), 샤또 드와지 뒤브로카, 샤또 네락(바르삭), 샤또 쉬오(바르삭), 샤또 로메 뒤 아요, 샤또 라모트 기냐르 입니다. 이러한 소테른 와인은 대게 10년에서 30년해 숙성을 해도 되는 와인입니다. 다른 신대륙 화이트 와인들과의 차별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화이트 와인들을 구매하신 후에 당장 드시지 않고 셀러에 오래 보관 후에 드셔도 되는 와인입니다. 혹시 어떤 디져트 와인을 포함한 화이트 와인을 사신 다면 그 특성을 이해하시고 보관을 생각하셔서 드시면 낭패를 피할 수 있겠습니다뛰어난 빈티지는 1986,1988,1989,1990,1997,2001,2002,2003 (2010년대는 미확인)입니다. 빈티지가 좋다고 평가되면 가격이 비싸지지만 참고 삼아 알려드립니다. 그리고 소테른 와인 같은 단 와인이라도 메인 음식과 마시기도 합니다. 혹시 현지에서 그렇게 마시는 것을 보시더라도 놀라지 마시길 바랍니다. 현지 와인 생산 지역에 가시면 그 지역 와인이 레드라도 가벼운 음식과 화이트라도 무거운 음식과 마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지나친 마리아쥬에 대한 편견은 참고만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디져트 와인으로 묵직한 레드 와인을 마시는 것은 저도 비추합니다. 댁에서 데일리 와인으로 어떤 와인을 사신다면 레드는 육류, 화이트는 날생선등 해물류로만 국한 시키지 마시고 여러가지 음식과 매칭을 시켜보시면서 본인만의 마리아쥬를 찾는 즐거움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소테른의 샤또 디켐 등 꿀맛 나는 귀부와인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참조: 와인바이블(케빈 즈랠리), 더 와인(조영현), 와인&커피 용어해설(허용덕, 허경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