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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이야기가 많은 프랑스의 론 벨리 와인

프랑스에 보르도와 부르고뉴 외에 저 남쪽 오히려 지중해에서 가까운 론 벨리(론 강을 따라 와인 경작을 하는 지역들이 퍼져 있습니다.)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이 곳은 뜨거운 기온과 일조량이 긴 기후조건으로 알코올도수도 높고 묵직하며 상당히 많은 와인들이 와인 평론가들, 특히 로버트 파커(로버트 M. 파커 주니어는 와인애드버킷의 저자 겸 발행인으로 수십년 활동. 1993년 미테랑 대통령에게서 프랑스 최고의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음. 와인의 품질 향상에 혁혁한 공헌을 한 것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사람. 그의 한마디가 가격과 시장을 들썩들썩하게 함. 신대륙 와인들 중에서도 그의 기준으로 평점을 높게 받은 와인은 결코 비싼 와인들 만이 아닙니다. 저렴한 와인 중 평점이 좋은 와인을 보신다면 그냥 구매하셔도 좋으실 겁니다. 적어도 제 기준으로는 그랬습니다.)에 의해 90점 후반대의 좋은 평점을 받는 와인들은 가격도 일반인이 손댈 수 없는 부르고뉴 그랑 크뤼 급인 경우도 많습니다. 와인을 좋아하시거나 흥미가 많으신 분들이라면 결코 그냥 지나치지 못 할 훌륭한 와인들이 많은 곳입니다.

 

이 지역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햇볕이 강렬하여 포도가 잘 익어서 당분이 많아지면서 짙고 알코올도수는 높은 와인이 생산되게 됩니다. 이 지역의 포도 품종은 쉬라이며 이 품종의 특징은 색이 진하고 블랙베리 향과 맛, 숙성 후 후추, 제비꽃 향, 가죽 향등 매우 다양하고 묵직한 향과 맛이 납니다. 현재는 오히려 호주의 대표적인 포도품종으로 좋은 와인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죠. 일단 와인의 특성을 이해하니 스테이크 생각이 많이 나지 않으신가요? 스테이크나 양고기와 정말 마리아쥬가 기막힐 것 같습니다. 또한 미국의 가라지(차고) 와인처럼 소규모 포도밭에서 심혈을 기울여 대단한 와인들을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론 벨리는 북부 론과 남부 론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공식적인 등급 분류는 없습니다. 생산량 기준으로 나눠보면 첫째, 코트 뒤론(전체 와인의 58%이며 그 중 90%가 남부 지역에서 생산됩니다.) 둘째, 코트 뒤 론 빌라쥬, 셋째, 코트 뒤 론 크뤼, 넷째, 기타 와인들로 나뉩니다. 북부 론은 쉬라품종을 많이 넣고 다른 품종(전통적으로 비오니에, 마르싼느, 루싼느 같은 화이트 품종)을 섞어서 더운 날씨 때문에 와인에 부족한 산도를 보완합니다만 근래에는 쉬라 단일 품종으로만 생산하기도 합니다. 남부 론은 그르나슈(지중해성 품종으로 가뭄과 바람에 잘 견디고 풀바디하지만 쉬라에 비해 타닌이 적어 장기 숙성하기 어려운 품종)를 주 품종으로 쉬라와 다양한 포도 품종을 섞어서 브랜딩을 합니다. 쉬라 품종을 사용하는 북부 론의 에르미타주는 40년 장기 숙성해도 끄떡 없는 와인입니다.

 

북부 론은 산악지역으로 계단식 경작을 하며 이런 지리적 이슈로 쉬운 지역은 아닙니다. 이 지역에는 북풍이라고 하는 *미스트랄(Mistral)이 불어서 포도나무에 막대기를 세워서 보호해야합니다. 물론 미스트랄이 포도나무를 건조하게 해서 미생물 피해를 막아준다고 합니다. 미스트랄 이름의 상표가 많습니다. 산악 지리적 여건으로 생산량은 남부에 비해서 아주 적으나 품질은 우수하다고 합니다. 포도원으로는 크로제 에르미타주’, ‘코트 로티’, ‘에르미타주등이 있는데에르미타주는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원 중 하나라고 합니다. 2000년도 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에르미타주(Hermitage)는 은둔이라는 뜻인데 이런 얘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십자군 전쟁에 참가했던 기사(가스파르 드 스테랭베르)가 부상을 당하고 이 곳에 은둔하게 됩니다. 이 곳에서 교회를 짓고 살상에 대한 참회를 하며 전쟁에서 오는 길에 얻었던 쉬라 포도 품종을 심고 포도밭을 개간했다고 합니다. 라 샤펠(폴 쟈볼레 에네)’이라는 와인은 이 교회를 의미하며 이 기사의 이름을 따서 슈발리에 드 스테랑베르 에르미타쥬 블랑(폴 자볼레 에네)’ 이라는 화이트 와인도 만든다고 합니다. 그 외 북부 론의 크뤼 급 와인(와인산지이기도 합니다.)은 샤또 그리예, 꽁드리유, 꼬르나스, 꼬트 로띠, 크로제 에르미타주, 에르미타주, 쌩 조셉, 쌩 뻬레 등이 있습니다.

 

*미스트랄 영국 작가 피터 메일은 저서 《프로방스에서의 1년》에서 미스트랄을 처음 겪었을 때를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영국에서 프로방스로 이주한 그는 미스트랄의 위력에 대한 프랑스 사람들의 말에 '프랑스 사람 특유의 과장'이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그는 곧 24시간 만에 기온이 20℃도나 떨어지고, 지붕 기와가 바람에 날려 수영장에 곤두박질치고, 살짝 열어 둔 창문이 통째로 뜯겨 나가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작가조차 상상하지 못한 미스트랄이었던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세계로 떠나는 여행] 프로방스의 겨울바람, 미스트랄 (살아있는 지리 교과서, 2011. 8. 29., 휴머니스트)

 

남부 론은 샤또네프 뒤 빠쁘(Chateauneuf du Pape)’지공다스(Gigondas)’ 그리고 타벨(Tavel)’(프랑스 최고의 로제 와인, 드라이 하며 주로 그르나슈로 만드는데 단기숙성과정으로 색깔을 옅게 합니다.)이 생산지로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샤또네프 뒤빠쁘는 빠쁘가 교황이라는 뜻이고 샤또네프는 새로운 성이라는 뜻으로 아비뇽이 1309년부터 약 80년간 교황청의 영토 인적이 있었습니다. *’아비뇽의 유수라고 교황이 쫓겨난 것과 비슷한 사건이 있었죠. 이 교황들이 샤또네프뒤빠쁘에 별장을 두고 이곳의 와인을 마시게 되면서 교황의 와인으로 유명해지게 됩니다. 이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특이하게 13개의 포도 품종으로 만드는 것이 허용이 되어 있는데 쉬라, 그르나슈, 무르베드르, 쌩소를 사용한 것은 고가이고 나머지 하등급 포도(픽풀, 테레, 쿠느아즈, 뮈스카르뎅, 바카레즈, 피카르뎅, 클레레트, 루산, 부르블랭)를 많이 섞으면 저가로 품질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남부 론은 포도 품종의 비율을 달리 브랜딩하는 특징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 여러가지 풍미의 와인을 생산해 낼 수도 있겠습니다.

 

*아비뇽의 유수 프랑스 왕이 권력을 가지게 되면서 교황청은 남 프랑스의 아비뇽으로 옮기게 하여 프랑스 왕의 지배아래 두었던 1309년부터 1377년까지를 말합니다. 프랑스의 필립 4세는 교황 보니파키우스 8세와 대립, 삼부회의 지지를 받아 승리하고 교황은 직후 사망하여 교황은 프랑스 인이 계승하고 교황청을 아비뇽으로 두게 됩니다. 이 후 로마와 아비뇽에 2명의 교황이 분립하면서 교회가 분열되며 교황권은 더욱 약해지게 됩니다. 이 사건은 십자군 전쟁의 영향으로 전사한 귀족들의 소유 영지를 흡수한 왕권은 강화되고 십자군 전쟁에 참여한 귀족들의 지지를 받던 교황권은 약화된 것이 발단이 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출처.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론 와인의 음용 적기는 타벨은 2년 이내, 코트 뒤 론은 3년 이내, 크로제 에르미타주는 5년 이내, 샤또네프뒤빠쁘는 5년 후이나 샤또네프뒤빠쁘 상급 와인은 10년 이후, 에르미타주는 7~8년 후, 뛰어난 빈티지는 15년 후가 적기입니다. 빈티지와 와인을 잘 알아보시고 드시면 실수를 줄이실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론 와인을 구매하실 때는 빈티지와 생산자를 고려하셔야 합니다. 요즘 샵에 빈티지 테이블이 있는 곳들이 많으니 문의하시면서 구입하면 되겠습니다. 저는 프린트해서 들고 다니기도 했는데 좀 없어 보이기도 하고 어느 정도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북부 론과 남부 론의 빈티지는 지리적인 영향으로 같지는 않으니 참고 하시고요. 생산자가 누구인지 라벨에 써 있으므로 보시고 믿을 만한 사람인지 참고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 생산자들은 M. 샤푸티에, 폴 자불레 에네, 이 기갈, 샤브, 보카스텔, 도멘 뒤 비유 텔레그라프, 알렝 그라이요, 클로 데 파페, 로제 사봉 & 피스, 몽 레동, 샤토 라야 등이 있습니다.

스위트 와인도 생산합니다. 뮈스카로 만드는 뮈스카 드 봄 브니즈라스또(그르나슈 품종)’ 괜찮습니다. (참조. 와인 바이블, 케빈즈렐리) 국내에 론 와인은 보통 10만원~20만원대로 가격대가 형성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대가 100만원 이상인 와인들도 많은 지역입니다. 외국 와인 잡지에는 자주 나오는데 국내 샵에서는 아직 발견하기는 어렵네요. 보통 론 와인은 소고기 위주 야생고기(맷돼지, 사슴고기 등)로 매칭을 권유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국내에는 야생고기 음식이 발달되어 있지 않으므로 찾아서 매칭하기도 어렵고 삼겹살이나 양꼬치와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양념 소스를 어떤 걸 사용 했느냐에 따라 많은 와인들과 매칭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고요. 그러나 제일 중요한 매칭은 같이 마시는 분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