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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을 이겨 낸 미국와인산업

'전세계 와인 소비량 1위인 국가가 있습니다.

와인생산량도 4위입니다.

역경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세계 4대 와인 생산국은 어디일까요? 이태리, 프랑스, 스페인 그리고 미국입니다. 그럼 소비량 1위는 어디일까요? 프랑스의 국제 와인기구인 OIV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는 242억 리터 소비했으며 그 중 미국의 소비량이 31.8억 리터로 소비량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중국의 와인 소비량은 17.2억 리터로 6.9% 증가하여 증가폭 1위라고 합니다. 수 년 전엔 선물로 많이 소비되던 중국 와인 소비 문화가 부패 청산으로 소비량이 준 것으로 들었는데 조만간 세계 1위도 하겠습니다. 프랑스 고급 와인 가격이 중국에서 콜렉션을 하게 되면 더 오를 수도 있겠습니다.) 


필록세라에 대해서 전 포스팅에서 설명을 잠깐 드렸습니다만 그러한 해충 피해와 금주법을 이겨내고 1970년대에 신세계 와인중에서는 최초로 세계시장에 진입합니다. 그 후 지속적인 발전과 노력으로 1976년 5월 미국 독립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로 프랑스 와인과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의 블라인딩 테스트를 하게됩니다.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 각각 10개씩 준비하고 프랑스 와인 전문가 9인을 모시고 1위부터 순위를 정했습니다. 당연히 프랑스 고급와인이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의 수준이 많이 발전한 것을 보여줄 의도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너무 놀랄 결과를 보게 됩니다.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와인인 스태그스 립 와인 셀러 1973 (Stag's Leap Wine Cellars)가 1위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2위는 프랑스 뽀이약의 샤또 무똥 로쉴드가 차지했지만 이미 프랑스 와인의 자존심은 땅바닥으로 쿠당탕 떨어진겁니다. 

3위는 샤또 몽로즈 1970 (프랑스 생떼스테프), 

4위는 샤또 오브리옹 (프랑스, 그라브), 

5위는 릿지(빈야즈) 몬테 벨로 (미국 캘리포니아), 

6위는 쌰또 레오빌 라스까스 1971 (프랑스 쌩줄리앙), 

7위는 하이츠 셀러스 마르싸스 빈야드 1970 (미국 나파밸리),

8위는 끌로 뒤발 1972 (미국 나파밸리),

9위는 마야카마스 1971 (미국 나파밸리), 

10위는 프리마크 애비 1969 (미국 나파밸리) 였습니다. 

프랑스 와인들은 한 와인한다는 와인들이었는데 일격을 당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와인에 대한 평가가 급상승하게되었고 1980년대부터는 세계적인 수준의 와인을 생산하는 국가가 된 것입니다. 상당수의 와이너리가 캘리포니아주에 밀집되어 있지만 그 위의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도 와이너리가 상당수 있습니다. 거의 서부에서 대부분의 주목할만한 와인들이 생산되고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뉴욕주도 괜찮은 와인들이 생산됩니다. 물론 다른 주에서도 그렇겠지만 와이너리 숫자와 생산되는 와인으로 주목할 만한 지역을 언급합니다.) 

그 후 30년 후에 같은 와인을 상대로 그 기간만큼 더욱 숙성 후 2006년에 다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런던과 나파밸리 두 군데서 심사위원들중 일부만 바뀐 채 다시 심사를 한 겁니다. 과연 캘리포니아 와인도 30년 숙성 후 가치가 있었을까요? 그 순위를 정리합니다. 

1위는 릿지 몬테 벨로(Ridge Monte Bello 1971, 미국 캘리포니아), 

2위는 미국의 스태그스 립 와인 셀러(Stag's Leap Wine Cellars SLV CS, Napa Valley 1970), 

3위는 하이츠 셀러스 마르싸스 빈야드(Heitz Cellars Martha's Vineyards CS, 1970), 

또한 3위는 마야까마스(Mayacamas Napa Valley 1971), 

5위는 미국 끌로뒤발(Clos Du Val Cabernet Sauvignon , Napa Valley 1972), 

6위는 프랑스의 샤또 무똥 로쉴드(Chateau Mouton-Rothschild 1970), 

7위는 프랑스의 샤또 몽로즈(Chateau Montrose 1970), 

8위는 프랑스의 샤또 오브리옹(Chateau Haut-Brion 1970), 

9위는 프랑스의 샤또 레오빌 라스까스(Chateau Leoville-Las-Cases, 1971), 

10위는 미국 나파벨리의 프리마크 애비(Freemark Abbey 1969) 이었습니다. 오히려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이 휩쓸었습니다. 

위 의 것은 레드 와인 순위었으며 1976년 당시 심사에서도 화이트 와인도 미국의 와인들이 1,3,4위를 차지했습니다. 화이트 와인(샤르도네)이 오히려 더 강세였습니다. 그만큼 미국의 화이트 와인 수준이 낮지 않습니다. 순위를 차지했던 와인들은 1위 샤또 몬텔레나 1973, 3위는 샬론 빈야드 1974, 4위는 스프링 마운틴 빈야드 1973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1976년 파리의 심판' 이라고 충격을 넣어서 부릅니다. (폭스사의 2008년 "와인 미러클(Wine Schock)"이라는 영화 혹시 보신 분 계신가요? 파리의 심판을 소재로 샤또몬텔레나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배경을 알고 영화를 보고 영화를 보고 사실을 알면 영화도 재미있고 와인도 흥미롭습니다.)

필록세라와 금주법을 견뎌내고 세계적인 와인을 만들어내는 미국의 와인산업 대단합니다. 금주법은 도대체 왜 그리고 그 동안은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불과 수 십년전(1919년~1933년)에 일어난 일입니다. 이 우리나라에서는 3.1운동이 일어났던 1919년에 공표된 금주법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 당시의 역사, 문화와 사회를 보면 좋겠습니다. 우선 1차 세계 대전의 여파로 독일에 대한 감정이 안 좋았습니다. 게다가 독일 잠수함이 오인하여 여객선인 루시타니아호를 침몰시킨 사건도 이러한 분위기에 기름을 끼 얹었죠. 1차 세계대전으로 독일은 미국의 적입니다. 독일 이민자들이 미국 내에서 양조업으로 부를 쌓고 있었나 봅니다. 이를 견제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술을 아예 금지 시키는 것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두번째로는 미국의 자유주의 사상을 보수적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퇴폐적이고 사회 문화를 좀 먹는 일들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퇴폐적인 경향을 막기 위해서는 술을 금지시키는 것이 가장 큰 해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여전히 청교도 정신이 살아있었고 미국도 못 먹고 못살던 시대라 산업의 변화와 자본주의 구조적인 문제를 종교적으로만 접근하려고 했던 시각이 컸던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납득이 됩니다만 종교도 사회와 문화의 변화에 따라 개방성과 포용성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종교적인 주장은 워낙 다양한 해석과 이해가 따라서 언급하기 조심스럽지만 지나치게 교리 중심으로만 가면 종교의 본질인 인간의 사랑과 하나님과의 관계 보다는 형식을 중심으로 폐해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러한 금주법은 영화 ‘대부’에서 나오는 ‘알카포네’ 같은 조직폭력배들의 밀거래를 부추겨 큰 이익을 챙기고 이로 인해 폭력집단 간 이권 싸움이 끊이질 않게 됩니다. 이러한 또다른 사회문제를 만들기도 합니다. 저 나름으로 결론을 짓는다면 금주법은 현대 자유주의 사상으로 가기 전 마지막 허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본능적 자유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정치적 독재 외에 금주법이 마지막이 아니었을까요?(참조. wikipedia)

한편으로는 수십 년간 술을 안 마셔도 살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또 한편으로는 술을 금지 시켜도 ‘어떤 수단과 방법을 통해서 술을 마시는구나.’ 하는 두가지 역설적인 생각이 듭니다. 술은 축복입니다. 그 것을 나쁜 결과로 만드는 것은 오로지 우리입니다. 지나친 것이 문제입니다. 인생과 삶이 축복과 행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모든 것들 (돈, 권력과 명예 등)은 지나치면 악으로 비참한 불행으로 변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역경을 딛고 일어선 사람 들이라고도 합니다. 속칭 금수저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한 번쯤 큰 고난을 겪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평생 아무 일도 겪지 않았을 것 같은데 돈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있고 겸손하고 성실하고 부유한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알게 돼서 들어보면 너무나도 힘든 경험을 하지 않은 분들이 없습니다. 인생에서 우리가 얻었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은 사실 우리 것이 아니었기 때문일까요? 부자가 되는 것이 먼저인지 그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인지 한 번쯤 이 여름에 어울리는 미국 로제 와인인 진판델 한 잔 하면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