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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역사와 와인을 사랑한 사람들

'로마에 의해서 전파된 유럽의 와인 그리고

와인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와인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생산량으로는 세계1위라고도 할 수 있는 이탈리아, 열정 가득한 와인을 생산하는 스페인, 신세계 와인 국가 중 고급 와인을 다량 생산하며 와인 소비량 1위인 쉽게 따라가기 힘든 미국, 꽃과 같은 향기로운 리슬링 와인의 독일, 신세계 국가 들 중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지 모르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호주와 칠레 와인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이번엔 가볍게 와인의 전파와 와인을 사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와인이 페니키아인에 의해 그리스로 그리스에서 로마로 그리고 전 유럽으로 전파된 것은 간단히 언급을 했습니다. 그런데 페니키아인은 어떤 민족인지 어디서 포도나무와 와인을 얻은 것인지 힌트라도 있는지 궁금하네요. 더 나아가서 로마시대 이후에 유럽에는 어떤 와인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페니키아인에서 로마까지 잠깐 와인의 얘기를 하고 와인을 특별하게 생각했던 사람들 중 일부의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페니키아인은 셈족으로 지중해를 배경으로 해상 무역-그 당시는 거의 해적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만- 을 통해 세력을 크게 떨친 도시국가 연합체였습니다. 그 당시는 민족들이 도시국가 형태 이상으로는 국가 개념으로 간 상황이 아닌 청동기 시대였습니다. 수메르 등 고대 국가에 대한 새로운 발굴과 연구로 원자폭탄이 터져 국가가 망했다는 둥 외계 종족들에 의해서 고대 문명이 탄생했을 것이라는 둥 미스테리한 이야기들이 오가기도 하는데 밝혀진 사실로만 정리해보자면 그렇습니다. 페니키아인은 모세의 유대 종족이 가나안에 정착할 때 싸워야만 했던 종족이기도 합니다. 페니키아인이 다윗과 골리앗의, 그 골리앗 족속인 블레셋과 같은 족속이었을 것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바알신을 섬기는 가나안 토착 세력이라는 점에서는 유사한 족속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성경에 노아의 아들 중 장남이 셈족의 조상이며 홍수에서 방주를 만들어서 홍수 이후의 인류의 조상이 된 노아가 포도주에 취해서 실수를 하는 성경 구절을 역사적인 문서로 믿는다면 셈족인 페니키아인이 포도주를 알고 있었던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페니키아인은 훗날 신흥 강대국인 앗시리아에 의해서 쫓겨 카르타고로 옮겨갑니다. 카르타고는 페니키아인의 기존 식민 도시 중 하나였죠? 그 이후 한니발의 카르타고 전쟁은 아시죠? 결국 로마에 졌지만 그 장본인들입니다. 그리스로 전해진 와인은 암포라라고 하는 항아리에 보관하고 심포지움이라고 철학을 논하며 와인을 물에 타서 마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후 로마가 도시국가의 면모를 갖추며 와인이 역시 전파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 후 유럽의 역사는 그리스인 중심의 시대에서 로마인이 중심이 되는 시대로 주인공이 변합니다. 유럽을 정벌하며 원정을 해야만 했던 로마군인들은 유럽의 석회질이 많은 물 대신 와인을 식수대체제로 삼았는데 운반수단으로 암포라 항아리는 깨지고 운반하기 어려우므로 가죽주머니에 가지고 다니다가 운반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겸 더 신선한 와인을 공급하고자 그 정벌지역에서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조달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가는 곳 곳마다 포도 재배를 하고 와인 양조를 하게 됩니다. 이 와인의 보급은 그 당시 식민지 지배를 위한 기존 정착민들을 달래는 개념도 있었다고 하네요. 카이사르(시저)가 영국을 정벌하러 가는 각 중간 지역 방어군들 자리에 포도밭을 조성하면서 그 것이 지금의 유럽와인 역사의 시초라고도 합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포도재배에 유리한 기후 조건과 토양을 가지고 있던 프랑스가 와인 산지로 각광을 받으며 와인 종주국처럼 변한 것 같습니다. 신세계 와인들에 위협을 받고는 있지만 그 명성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명품의 이미지가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 이후엔 새로운 종교적 사회적 변화로 수도원이 와인을 발전시킨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됩니다. 기독교나 천주교를 종교로 가지고 계신 분들은 쉽게 이해하겠지만 종교 행사에서 예수님의 피를 대신하는 레드와인은 현재는 포도즙이나 포도쥬스로 대신하지만- 예수님의 피로 의식을 대행합니다. 그래서 유럽 각지의 수도원들은 포도밭을 일구고 거기서 직접 와인을 생산했습니다. 이는 그 지역의 자금의 문제도 충당했을 테고 포도의 경작 기술과 와인 양조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이바지 했을 것임은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이 와중에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 대제의 이야기는 와인의 역사에 한 부분을 만듭니다. 이 분은 워낙 와인을 술을 좋아했던 분 같은데 레드와인에 흰 수염이 붉게 물들게 됩니다. 전쟁을 많이 하던 왕을 더욱 잔인하고 포악하게 보이게 했겠죠? 사실 레드 와인을 마시면 이가 검붉게 변하는 것을 여러분도 느끼실 겁니다. 변색되는 건데요. 항상 이를 닦으시고 주무시길 바랍니다. 그냥 잤다가 아침에 깜짝 놀란 적이 많네요. 그래서인지 밤에 화이트 와인을 마시면 취할 때 마음이 편하기도 합니다. (취할 정도로 마시는 건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만.) 샤를마뉴 대제의 사모님께서는 이를 못 마땅하게 생각하셔서 화이트 와인을 마시라고 권유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하셨을 것 같은데 이를 샤를마뉴대제가 그럼 화이트 와인을 마시겠다고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권유를 받아들인 샤를마뉴 대제에 의해 샤를마뉴 대제를 위한 화이트 와인 품종을 생산하기 위해서 레드 와인의 밭을 다 갈아엎고 화이트 와인을 생산했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부르고뉴 꼬뜨 드 본의 샤르도네 품종의 꼬르똥 샤를마뉴의 유래가 됩니다. 대제가 마시던 와인은 어떤 맛일지요?

이에 반해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술을 그다지 잘 마시는 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샹베르땡만은 예외 였다고 하는데요. 나폴레옹이 마시는 샹베르땡 와인에는 나폴레옹의 N을 새겨서 전쟁 중에 운반했다고 합니다.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귀환한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지면서 회복되지 못했는데요. 이 전투에서 하필이면 샹베르땡이 떨어졌다고 하네요. 호사가들은 이 전투에서 샹베르땡이 있었다면 역사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고 얘기합니다. 이 후에 샹베르땡은 나폴레옹의 와인으로 알려져서 지금도 그렇게 팔리고 있습니다. 샹베르땡은 나폴레옹이 느꼈을지 모르는 전투 전의 긴장감과 혹시 있었을지 모르는 패배에 대한 두려움을 달래는 벗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샹베르땡도 수도회 소속으로 수도사들이 관리한 포도밭입니다. 나폴레옹은 이 외에도 샹파뉴 지방의 모에샹동을 특별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지방 순시 중에 항상 들렀다고 하는데요. 게다가 모에 샹동 샴페인에 프랑스 명예 훈장(레종 도뇌르)을 수여했을 정도니까요. 지금도 프랑스 명예 훈장은 프랑스 와인 산업에 이바지 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수여하는 가 봅니다. 미국의 유명한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도 이 훈장을 받은 걸로 압니다. 샴페인은 이 후 뵈브(미망인) 클리코 퐁사르당 여사에 의해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됩니다. 발효 중 만들어지는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해 발포성 와인인 샴페인을 거꾸로 놓고 병 입구에 모아서 제거하는 방법인 르무아쥐(Remuage)를 창안한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제정 러시아의 알렉산드로 2세는 프랑스 샴페인인 루이 로드레(Louis Roederer)를 좋아했는데 이 황제의 명에 따라 황제에게만 펀트(와인 병 밑면에 홈)가 없는 특별히 투명한(보통 와인 병들은 초록색) 병에 엄선한 샴페인을 보냈다고 합니다. 암살을 하기 위해서 독약을 넣는다면 펀트에 쌓이는데 찌꺼기와 섞여서 언뜻 보면 분간을 못 하고 마실 수도 있다는 염려로 -이렇게 암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었나 봅니다.- 그렇게 주문한 것입니다. 실제로 알렉산드로 2세는 재임기간 내내 암살의 위협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결국 차르체제의 절대 왕정에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던 급진 자유주의자와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마차에서 폭탄 테러를 당해 치명상을 입고 결국 사망하게 됩니다. 아무리 피하려 노력해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는가 봅니다.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역사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순응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합니다. 지금도 루이 로드레 크리스탈은 고가의 귀족형 고가 샴페인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루이 로드레 크리스탈은 영화 007에서도 자주 파티 씬에서 등장하는데 그 만큼 사치와 화려함을 대변해주는 샴페인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마케팅이 좀 부족했던지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죠? 고가의 와인들, 특히 샴페인은 쉽게 사거나 마실 수가 없으므로 더 사고 싶은 욕망을 충동질하고 그래서인지 본인을 있는 힘껏 드러내는 사치의 상징이 되어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쉽게 호갱되기 쉬운 상품이기도 합니다. 사치의 결과는 어떠한지 역사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와인은 전체적으로 아직도 우리에겐 그런 안좋은 이미지가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더욱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지요? 그러나 식사와 만남을 그리고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좋은 생활형 와인들도 상당히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많이 마시지 않는다면 건강에도 여러모로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와인을 알면 서구의 역사가 보입니다. 그리고 유럽의 문화도 보입니다. 와인 그 자체가 서구에서는 이미 역사이고 생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과 저의 인생의 깊이와 폭을 넓히기 위해서 와인을 차근차근 알아갑시다. 고가의 와인은 스토리를 먹고 중저가 와인은 맛을 먹으면 어떨까요? (출처. 와인상식사전, 이기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