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만드는 과정, 양파와인도 끝에 살짝 만들어보기”
‘날이 좀 풀이 죽었네’ 했더니 오늘이 입추입니다. 저녁이 되니 덥지만 바람이 살랑살랑 부니 살만 합니다. 요즘처럼 더운 걸 넘어 뜨거운 날엔 스페인이나 호주 쉬라즈 와인이 생각나네요. 각 나라와 와인을 포스팅하다 보니 그럼 와인들은 어떻게 만드는 걸까 살펴보고 싶습니다. 국내에서는 양파와인 만들기도 유행인 듯합니다. 물론 너무나도 과정은 많이 다르겠죠. 여러분들과 함께 공부할 겸 간단하게 만드는 과정을 굵직하게 정리해봅니다.
와인은 크게 색으로 분류해보면 레드(Red) 와인, 화이트(White) 와인 그리고 로제(Rose) 와인이 있습니다. (색으로 이 외에 옐로우(Yellow) 와인도 있습니다. 프랑스 쥐라(Jura) 지역에서 게브뤼츠트라미너 품종에서 파생된 ‘사바냉(Savanin)’품종으로 뱅 죤(Vin Jaune)이라는 노랑색 와인을 만든다고 합니다. 발효를 6년 3개월이나 한다고 합니다. 견과류, 말린 과일, 향신료, 과일과 신선한 꽃 향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프랑슈 꽁떼(Franche-Comte)에서는 이 Yellow wine을 테마로 매 년 축제를 한다고 합니다. 프랑슈 꽁떼는 스위스 제네바와 가까운 프랑스 동부 지역입니다. 옐로우 와인은 독특한 와인으로 관광 상품이에요. 국내에서는 아직 수입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너무 독특해서 보편적 와인 만드는 과정에서는 일단 빠지기로 합니다.
레드 와인은 적포도 껍질(skin), 과육(pulp), 씨(seed)를 파쇄하여 껍질이 색소, 씨와 껍질의 폴리페놀 성분인 타닌이 추출되어 생기는 떫은 맛이 부담 되서 초보 때는 화이트 와인이 훨씬 입에 맞습니다. 그러다가 이 떫은 맛이 입의 앞부분을 좀 쪼아주는 느낌, 그 느낌을 얻고 싶어서 레드 와인이 생각날 때가 생깁니다. 오늘이 그렇네요. 뜨거운 날 떨떠름한 와인으로 머리 속을 깨우고 싶습니다. 이 타닌의 떫은 맛이 화이트와인과 가장 다른 점 들 중 하나입니다. 건강에 이 타닌 성분이 좋다고 해서 화이트보다는 레드 와인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 타닌은 맛뿐만 아니고 산화를 막아주므로 장기 숙성을 가능하게 합니다. 와인의 품질은 장기 숙성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평가되는 부분이 있고 이 것이 가격으로 반영되기도 합니다. 일차 발효에서는 당분이 알코올로 변환되고 이차 발효에서는 사과산이 부드러운 젖산으로 변환하게 됩니다. 이 건 아래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화이트는 청포도를 씨와 껍질을 제거하거나 씨가 깨지지 않을 정도의 공기 압착을 통해 얻은 과즙을 발효합니다. 그래서 타닌이 적고 상큼한 와인이 탄생합니다. *프로방스와 캘리포니아에서는 적포도 껍질없이 과육만 압착 후 화이트 와인을 만들기도 합니다. 샹파뉴 지역의 샴페인도 피노누와 피노뫼니에 같은 적포도로 화이트 와인 종류인 샴페인을 만드네요.
로제와인은 아름다운 분홍색 혹은 주홍색입니다. 색이 이미 달콤합니다. 레드와인으로 발효 중에 껍질을 빼서 중간색을 뛰게 하거나 혹은 발효 직전에 화이트와인에 레드 와인 포도즙을 착색하기도 합니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섞지는 않는답니다. 이 건 프랑스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샹빠뉴 지역에서는 허용한다고 합니다. 샴페인의 특수성을 인정하는가 봅니다. 로제 샴페인을 만들 경우엔 이런 방법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자세히 들여다 볼까요? 우선 수확부터 정리를 해봅니다. 최대한 외국어도 섞었습니다. 그 말 자체가 표준말 같아서 우리나라 말로 뜻은 번역하지만 용어는 그 나라 용어로 알고 계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포도 송이를 수확합니다. 고급 와인은 손으로 한 알 한 알 따기도 하고 기계식으로 수확하기도 합니다. 이 전 포스팅에서는 북반구 와인 산지들과 남반구 와인 산지들 그리고 독일의 늦은 수확까지 다루었습니다. 북반구에서는 9~10월에 수확하며 남반구에서는 2~4월에 보통 수확합니다. 그 이후에 수확하면 늦은 수확이 됩니다. 보통 일조량이 부족한 지역에서 당분을 확보하기 위해서 늦게 수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수확한 후에는 양조장 컨베이어벨트에서 포도를 선별하고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그리고 파쇄(Crushing)하며 줄기 제거(Destemming)를 하게 됩니다. 그 후에는 1차 발효와 침용(마세라시용) 과정에 들어 갑니다. 효모를 첨가하여 발효하며 포도껍질에 있던 자연 효모와 포도당을 에탄알콜과 이산화탄소로 분해하는 페르멘테이션(fermentation) 과정입니다. 레드는 24~29도에서 화이트는 10~18도 정도에서 발효합니다. 포도당도가 일정수준에 못 미치면 당분을 보충하는데 이것을 보당(chaptalization)이라고 합니다. 일조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제한적으로 허용됩니다. 동시에 침용(Maceration, 마세라시용) 과정이 함께 진행됩니다. 침용은 적포도껍질과 씨에서 폴리페놀성분을 우려내는 과정입니다. 이 삼주정도 걸리며 발효 과정 중에는 부글거리며 발생하는 탄산가스로 포도 껍질과 씨가 윗 부분에 부유물로 형성됩니다. 섞으려고 과즙을 빼내 통 위쪽으로 끌어올려 다시 섞어주는 작업을 매일 2회 정도 합니다. 이것을 펌핑 오버(pumping over) 불어로는 (Remontage) 르몽따쥬라고 합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사다리를 직접 타고 올라가서 발효 통 위에서 직접 막대기로 섞어주기도 합니다. 이 것은 (Pigeage)삐자쥬라고 합니다. 요즘은 침용을 발효 전에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지만 과일의 풍미가 살아나는 장점이 있어서 고급 와인이 됩니다. 보르도 지방의 쌩떼밀리옹 지역에서 가라쥬와인에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발효용기로는 잘 아시는 오크통이 있습니다. 이 오크통 발효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세균 등 위생에 대한 우려가 있으며 천천히 발효가 진행되고 자연적으로 온도가 조절됩니다. 스테인레스 스틸 통은 신세계 와인에서는 많이 사용하는데 과실 본연의 신선한 향미를 낼 수 있으며 위생적이고 온도조절이 쉽다. 그리고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서 초기에 자본이 필요합니다. 또한 콘크리트 통이 있습니다. 벽이 두꺼워서 온도변화가 크지 않은 장점이 있습니다. 유명한 샤토페트뤼스 와인을 이 통에서 발효시켜서 만든다고 합니다. 그 후에는 압착 및 2차 젖산발효를 합니다. 1차 발효 침용 후에 흘러나온 과즙(Free Run Wine)을 알맹이 껍질 씨를 적당히 압착(Pressing) 한 과즙(Press Wine)과 다시 섞어 2차발효에 들어갑니다. 젖산 발효는 MLF(Malolatic Fermentation)라고 하며 Free run wine 을 Cuvee퀴베라고 하는데 프레스와인과 섞지 않고 별도로 발효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숙성시켜서 고급 와인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생산량은 너무 적겠죠? 2차 발효는 날카로운 신맛 강한 사과산(malic acid)이 젖산으로 변환되는 것이므로 젖산발효(Malolatic Fermentation)라고 합니다. 이렇게 발효가 되면 맛이 순하고 부드러워진다고 합니다. 이 후에는 숙성 오크통에서 숙성과정 (Ageing and Maturation)을 거치게 됩니다. 이 과정 내에서 효모 냄새와 탄산 가스 냄새 등이 없어지고 부드럽고 복합적 향미를 가진 마실 만한 매혹적 와인으로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스테인레스 스틸 통은 포도 본연의 과일 향을 잘 보존하는 데 좋고 오크통은 복합적인 풍미를 첨가하는데 좋습니다. 오크통에서는 와인이 부드러워지고 참나무 나무, 바닐라, 토스트, 커피, 캐러멜, 코코넛, 훈제 등의 복합적인 향이 나게 됩니다만 오크 통의 원산지나 통의 크기, 통의 사용횟수(경제적인 이유로 프랑스에서 몇 번 사용한 통을 수입해서 다시 사용하는 경우도 많음) 불로 그을린 정도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합니다. 스테인레스 스틸 통에서 향미를 보완하기 위해서 오크 칩을 스틸 통에 넣기도 합니다. 비싸고 복합적인 향미보다는 싸고 과일 향이 많이 나고 상큼한 와인이 더 좋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때와 상황에 따라 다르겠죠. 이후에는 정제와 여과 과정이 있습니다. 효모, 타닌찌꺼기, 주석결정, 단백질덩어리, 당분, 미생물 잔여물등을 제거합니다. 계란 흰자, 젤라틴, 벤토나이트, 분유, 규조토 등을 매개물로 사용하여 부유물을 결합시켜서 가라앉혀 정제(fining)작업과 여과(filtering) 장치를 이용하여 당분과 미생물까지 완전히 제거합니다. 그 다음에는 마지막으로 병입(bottling) 후에도 일정기간 병입 숙성 후 출시합니다. 중저가 와인의 경우에는 짧은 숙성을 거쳐서 병입 직후에 바로 출시합니다. 장기숙성용인지 아닌지에 따라 결정합니다. 이 상으로 정리해봅니다. 공부를 했다니 좀 뿌듯합니다.
집에서 와인을 만들어 보겠다는 분들도 요즘 많던데요. 약식으로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포도가 아주 단 와인을 잘 선별해야 할텐데요. 그리고 양파를 와인과 섞어서 묵혔다가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양파 와인을 많이 만들어 드시기도 합니다. 1987 Y 양파와인 (카베르네소비뇽과 양파로 만듦) 이라고도 시중에 팔고 있는 2~3만원 상품도 있네요. 제조사가 ‘와인코리아’네요. 좀 웃음도 나옵니다. 재미있어서요. 만들기도 쉽습니다. 양파를 썰어서 통에 넣고 와인을 부으면 끝납니다. 와인은 레드와인으로 타닌이 많은 카베르네소비뇽 품종이면 좋겠습니다. 3~4일 후에 드십니다. 양파도 좋고 와인도 몸에 좋으니 건강에 좋을 것은 확실하네요. 갱년기, 혈압 관련 등 노화에 좋다고 합니다. 한 번 만들어서 먹어봐야겠습니다. 소주잔으로 하루 석 잔 마시는 거라고 합니다. 그 통 한번에 다 드실 수도 있으시겠습니다.
(참고문헌: 프랑스 관광청 싸이트, 와인특강(전상헌), 와인상식사전(이기태), 와인바이블)